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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취업 이야기

일본기업 자기소개서(エントリーシート) 준비하기 (2)

by 서울도쿄 2020. 8. 4.

필자가 취준생 시절 가장 크게 가졌던 궁금증이 있다. 내가 지원하는 기업의 경쟁률은 하늘을 치솟고 있고 수천명의 지원자가 몰려있는 상황인데 나름 수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 수정하고 보완해가며 겨우겨우 완성한 내 자기소개서가 과연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에게 제대로 어필이 되고 있는지, 아니 애시당초 내 자기소개서를 전부 읽어주긴 하는지가 너무도 궁금했다. 취업에 성공하고 나서야 인사과에 근무하는 동기를 통해 그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지만, 이러한 정보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취업준비생 분들을 위해 오늘은 과연 일본기업은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를 평가할때 어떠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는지, 어떤 방식으로 자신을 어필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인사과 동기의 답변을 바탕으로 여러분들께 소개해보고자 한다.

우선 일본기업에서 지원자들에게 자기소개서를 통해 자주 물어보는 질문들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자기PR 대학시절 가장 노력했던 활동은 무엇인가? / 지원자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 위기를 극복했던 경험이 있는가? / 주변의 사람들과 협력하여 어떠한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 있는가?
지원동기, 미래계획 우리회사를 지원한 이유는 무엇인가? / 취직할 기업을 고르는데 있어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무엇인가? / 입사 후 도전해보고 싶은 업무와 그 이유는? / 지원자가 바라보는 우리회사의 미래상은? 
회사에 대한 흥미 최근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슈는? / 우리 회사와 관련된 기사 등에서 가장 궁금했던 점은? 

한국 회사의 자기소개서의 경우는 기업별로 지원자들에게 물어보는 내용이 천차만별인 경우가 많지만, 일본의 경우 대부분의 회사에서 위 질문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특히나 대부분의 대졸 레벨의 학생들의 경우 대학시절 경험했던 활동이 비슷하거나 겹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부분의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 내용이 비슷하며, 이런 경우 당연한 얘기지만 인사담당자의 눈에 들기는 쉽지 않다.

#다른 학생들과의 차이를 두각시키고 싶다면?

업계와 기업에 대한 올바른 분석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필자에게도 평소 자주 일본 기업 자기소개서에 대한 첨삭 의뢰가 오곤 하지만, 나의 흥미를 자극할만한 내용의 자기소개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아니 흥미를 자극하지는 않아도 좋지만 적어도 우리 회사 그리고 업계에 대한 분석조차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글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다른 지원자들과 차별화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싶다면 우선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과 업계에 대한 분석이 필수임에도 불구하고 이 기본적인 룰조차 지키기 않는 지원자들이 넘친다는 것이다.

가령 ‘고령화 사회 속에서 구독경제는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IoT를 활용하여 새로운 제품을 제안해 보시오등 업계 관련 질문들이 나올때도 있다. 이러한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지원자들은 어떠한 노력을 해야할까? 대충 인터넷을 검색하고 그에 관련된 기사 몇 줄을 읽는다고 대비가 가능할까? 어떠한 업계, 그에따른 회사가 탄생하기까지 짧게는 수십년에서 수백년이 걸린 경우도 허다한데 내가 2시간정도 정보를 수집한다고 업계 분석이 끝날거라고 생각하는가? 필자의 경우 지원 6개월 전부터 최소 10년 안의 지원 기업에 대한 신문기사를 모조리 스크랩하고, 기업 홈페이지에 수시로 접속하며 나의 정보를 업데이트 시켜나갔다. 특히나 필자가 몸 담고 있는 업계가 IT 쪽이기 때문에 하루가 멀다하고 신 기술이 등장하는 업계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선 이러한 작업이 매우 필수적이었다. 이렇게 약 6개월을 꾸준히 공부해 나간 결과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일본 IT기업의 해외진출을 위한 당면과제' '빅데이터 시대에 따른 당사의 당면과제' 라는 질문에 그동안 쌓아온 나의 지식을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쏟아낼 수 있었고, 합격이란 결과를 받을 수 있었다.

한 기업에 대해 모든 사람이 필자만큼의 노력을 기울이라는건 아니지만 적어도 어느정도의 시간을 들여 완벽하게 한 업계와 회사에 대한 분석을 한번이라도 해보면 그 다음번 부터는 점점 요령이 생겨 시간 단축과 동시에 어느샌가 분석의 달인이 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업계에 대한 분석이 끝났다면 아래와 같은 문장으로 자기소개서를 완성해 나가 보자.

예문) 'OO기업은 XX분야에 있어 타사에 비해 ~점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학시절 저는 ~활동을 통해 ~경험을 하였고, 이는 귀사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한층 성장시키는데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태까지 자신의 쌓아왔던 지식을 바탕으로 업계에서의 자신이 지원한 회사의 장점을 예로 들어 자신이 업계와 회사에 대한 분석을 끝냈음을 어필함과 동시에, 이를 자신의 학창시절 경험과 어떻게든 연결시켜 작성 한다면 다른 지원자들과는 분명 차별화된 내용의 자소서가 완성되어 담당자의 눈이 오랫동안 지원자의 자기소개서에 머물것이라 자신한다.

#됐고 그래서 아까 말한 기업 인사 담당자들이 내 자기소개서의 어디를 중점적으로 보는데?

시험에서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는게 중요하듯 인사담당자의 의도파악도 중요한 작업이다

위에서 예시로 들었던 업계분석은 그렇다 치고 다른 부분은 그럼 어딜 보는데? 라고 물어보시는 분들을 위해 이제부터는 가감없는 나의 동기의 답변을 여러분들께 공유하겠다.

우선 지원자가 설령 만명을 넘어간다고 하더라도 몇일에 걸쳐 2~3명의 인사담당자가 철야를 각오하고 모든 지원자들의 자기소개를 확인하기는 한다고 한다. 확인하는 담당자가 2~3명 밖에 없는 이유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평가 기준의 차이를 최소화 시키기 위해서라고.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시간은 한정되어 있기에 첫평가 시에는 자기소개서 1개당 보는 시간을 2분 정도로 한정하여 '면접에서 볼 학생' '떨어진 학생' '보류 학생' 의 3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한다. 여기서 말하는 보류학생은 2분내로 면접을 갈지 떨어질지 판단이 안서는 경우라고. 

그럼 2분 안에 면접을 볼 학생으로 분류되는 경우는 어떤 경우일까? 바로 자신이 대학시절 활동했던 활동들에 대해 의미있는 실적이 있거나, 흥미를 끌만한 경험이 있거나에 촛점을 맞춘다고 한다. 그러나 기업이 생각하는 정말로 의미있는 실적 (ex. 세계적 학술지에 기술논문 발표 등)을 보유한 학생은 정말로 극소수이기 때문에 1편에서도 설명한 PREP을 잘 지키고 있으며, 업계와 회사에 대한 분석이 완벽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 '가독성 좋은'글에 아무래도 눈이 갈수밖에 없다고 했다.

형광펜으로 체크해나가며 자소서를 확인해간다는 말에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을 체크하냐고 물어본 결과 '사실'과 '주어'에 표시를 해나간다고 한다. 예를 들어 100명이 참가했던 테니스 대회에서 1등을 했다고 하면 100명과 1등에 하이라이트를 하는 방식이다. (이는 1편에서도 소개한 정량화된 숫자로 자신을 표현하자 라는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의미있는 숫자라는 생각이 들면 2차 확인시에 이것이 개인이 이룬 결과인지 팀으로 달성한 결과인지를 본다고 하는데 이는 회사에따라 다르지만 우리 회사의 경우 개인으로 달성한 일에 좀 더 가중치를 준다고 한다.

최종적으로 남은 자기소개서를 두고 그 자기소개서에 서술되어 있는 경험들이 하나의 일에 집중하여 남긴 큰 결과인지, 여러가지 분야에 도전하며 그때마다 남긴 결과인지를 파악하고 면접에서 어떠한 질문을 할지를 정한다고 한다. 하나의 일에 집중하여 남긴 큰 결과의 경우는 알기 쉽지만, 후자의 경우 서로 다른 분야의 연관성을 궁금해 하기 때문에 지원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가치관과 이러한 경험들을 서로 연결시켜 왜 이러한 일들에 도전하였는지를 논리적으로 대답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말한 것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의 정보를 듣지는 못했다...ㅎㅎ

이상으로 오늘의 포스팅을 마치며 일본 취업에 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 댓글로 코멘트를 주시길 바란다. 모쪼록위 글이 일본 취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