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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맛집 이야기

일본 3대 규동(牛丼)체인 마츠야(松屋) 이야기

by 서울도쿄 2020. 8. 5.

규동이란 얇게 썬 소고기에 양파 등을 간장에 매콤 달짝하게 졸여 밥 위에 덮어서 먹는 일본식 소고기 덮밥이다. 규동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19세기 메이지 시대까지 되돌아 가야하며, 1856년 일본이 서방세력에 문호를 개방한 이후 서양인들의 일본 입국이 크게 늘어 그만큼 육류에 대한 수입도 많이 늘어나게 되었고 이러한 고기를 이용하여 일본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양념을 한 후 제공하기 시작한게 규동의 시초라고 한다.

현재 일본에서는 요시노야(吉野家), 마츠야(松屋), 스키야(すき家)라는 3대 규동 체인이 서로 가격경쟁을 이어가며 고객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사실 맛에 있어서는 가장 안정적인 퀄리티를 자랑하는 요시노야가 대중들에게 인기가 많은 편이지만 개인적으로 필자가 이 모든 규동체인의 메뉴중 가장 사랑하는 김치갈비동(キムカル丼)을 팔고 있는 마츠야를 가장 자주 가기에 오늘은 이 마츠야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1 마츠야(松屋)

마츠야의 창업자인 카와라부키 토시오(瓦葺利夫)는 당시 쯔키지(築地)에 있던 요시노야(吉野家)를 우연히 방문한 후 큰 충격을 받는다. 자신이 추구해왔던 규동의 맛과 매우 유사했던 것. 이후 카와라부키 토시오는 요시노야의 단골 손님이 되었고 요시노야의 스태프와 친해지며 요시노야 2호점의 경영자가 되 줄 것을 제안 받았지만 자신만의 독자적 가게를 운영 해 보겠다는 일념으로 이를 정중히 거절한다. 이후 규동 맛의 연구를 거듭하며 자신만의 독자적인 맛을 확립, 1968년 6월 도쿄도 네리마구 에코다(東京都練馬区江古田)란 곳에 규동전문점 마츠야를 개점하게 된다. 이 곳은 2020년 8월인 지금까지도 마츠야의 1호점으로써 그 자리에 그대로 역사를 간직하며 남아있다.

당초에는 규동에만 집중했던 다른 경쟁사들과는 다르게 규동 외의 카레라이스, 정식의 비율이 높은게 이 마츠야만의 특징이었다.(지금은 모든 경쟁사에서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에는 이유가 있었는데 이 에코다 1호점이 대학가 근처임과 동시에 배드타운이기도 하였으므로 점심시간대에는 학생들이 주류를 이루고, 저녁시간에는 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많은 동네였기 때문이다. 학생층을 대상으로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규동을 위주로 판매를 하고, 독신층 샐러리맨들을 대상으로는 약간 가격대가 있고 메뉴적으로 충실한 정식이나 카레등을 제공하는 편이 경영적으로 옳다고 판단한 토시오는 '규동', '정식', '카레' 3개의 주력 메뉴를 내세워 사업을 확장해 나갔고 2020년인 지금까지도 이러한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규동, 정식, 카레라이스

당초 마츠야의 로고마크는 사원의 가족이 생각한 동(丼)을 들고있는 소를 형상화한 모양이었다고 한다. 그 후 점차 마츠야의 규모가 확장되며 디자인 회사에 디자인을 의뢰하게 되었고, 지금의 쟁반위에 놓여있는 덮밥과 된장국 그릇을 형상화한 로고가 탄생하게 된다. 이는 규동과 카레에 반드시 된장국이 따라 오는 마츠야만의 특색을 나타내 주는 로고라고 한다.

#2 마츠야 인기의 이유

1. 오직 마츠야만이 자동 판매기를 도입하고 있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목적도 있었겠지만, 3대 규동체인 중에서는 오직 마츠야만이 자동판매기를 도입하고 있다. 때문에 불필요한 오더미스도 줄어들 뿐더러 직접 주문이 불편한 사람들의 경우에도 마음 편히 자신이 원하는 메뉴를 쉽게 주문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마츠야의 입장에서도 자동으로 고객이 어떠한 주문을 했는지 자동으로 기록이 남게 되기 때문에 이를 마케팅 분석용으로 활용할 수 있어 고객과 기업이 윈윈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참고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지난번 포스팅에 다뤘던 히다카야(日高屋)에서도 자동 판매기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2. 카레와 정식 메뉴가 맛있다.

 애초에 시작을 규동, 카레, 정식의 3각 편대로 시작한 마츠야이니 만큼 카레와 정식의 퀄리티는 다른 경쟁사를 압도할만한 퀄리티를 자랑한다. 특히 마츠야의 오리지날 카레는 매니아 팬층이 존재할 정도로 항상 마츠야 매상 랭킹에서 상위권을 점하며 시장에서의 확고한 위치를 자랑한다. 개인적으로도 이 마츠야의 카레 맛을 매우 좋아한다. 최근 마츠야는 온라인을 통해 냉동 마츠야 오리지널 판매를 시작했기 때문에 가끔 주문하여 집에서도 마츠야의 카레를 즐기곤 한다.

 

#3 나의 추천메뉴

무조건 무조건 처음에 마츠야에 간다면 서두에서도 얘기했던 김치갈비동(キムカル丼)을 강추한다!!! 처음엔 김치의 본고장에서 온 사람으로써 키무치 따위 먹을쏘냐라고 생각했지만 일본인 직장동료의 꾀임에 넘어가 속는 셈치고 처음 김치갈비동을 영접한 이후 일부러 이것을 찾아서 마츠야에 가게 될 정도로 내 생각이 바뀌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마츠야에 갈 기회가 있다면 속는 셈치고 한번 드셔보시는걸 강추한다.

JMTGR

 #마치며

이 글을 쓰며 배가 너무 고파졌다. 내일 점심은 오랫만에 마츠야에 가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