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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맛집 이야기

일본 중화요리 체인 히다카야(日高屋) 이야기

by 서울도쿄 2020. 8. 2.

과거 도쿄를 방문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 중, 위와 같은 중화요리(中華料理)집 간판을 보지 못했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서울 아니 대한민국 어디를 가나 중국요리집이 흔하게 존재하듯, 일본에도 길거리 어딜가나 이와 같은 중화요리집을 찾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도쿄에서 가장 지명도가 높은 중화요리 체인의 한군데인 히다카야(日高屋)에 대해 소개해 보고자 한다.

#히다카야(日高屋)

히다카야는 주식회사 하이데이 히다카(株式会社ハイデイ日高)라는 외식기업의 저가라멘, 중화요리를 중심으로 하는 체인점으로 시작하였으며, 본사는 사이타마현 사이타마시 오오미야구(埼玉県さいたま市大宮区)에 위치하고 있다. 같은 사이타마에 있는 교다시(行田市)의 공장을 기계화 및 자동화 하여 인건비를 줄이고, 이를 센트럴 키친화 하여 전 점포로 공급되는 식자재를 일괄적으로 제조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것이 저가격 유지의 비결이 되었다고 한다. (요즘엔 센트럴 키친이 아닌 체인점을 찾아보는게 더 힘들긴 하지만...ㅎㅎ) 개인적으로 히다카야(日高屋)라는 이름의 유래가 인상적이었는데, 창립자인 칸다 타다시(神田正)가 자신의 출신지인 사이타마현 히다카시(日高市)의 한글자 영어 「ハイ(High)」(高), 「デイ(Day)」(日)의 순서를 바꾸어 맛있는 손님들이 자신의 라면을 먹고 「High한 Day」가 유지되길 바란다는 뜻이 담겨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자신의 출신지까지 잘 살린 꽤나 센스 있는 네이밍이란 생각이다.

#2 인기의 비결

개인적인 히다카야의 인기 비결은 이하로 요약된다.

1. 낮은 가격으로 질리지 않는 안정적인 맛을 제공하여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재방문의 비율을 높였다.

위 메뉴판을 보면 알 수 있듯 히다카야는 매우 저렴한 가격에 일본 사람들의 입맛에 매우 익숙한 메뉴들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자장면, 짬뽕등을 지극히 안정적인 맛으로 값싸게 제공하고 있다 라고 하면 비슷한 느낌일듯 싶다. 마치 매일 같이 먹지는 않지만 가끔 엄청 생각나는 그러한 맛들의 음식이어서 꾸준하게 수요를 유지하고 있는 그러한 느낌.

또한 히다카야는 위와 같은 서비스권을 결제가격에 관계 없이 매번 지급한다. 원래대로라면 면 곱빼기 70엔, 밥 곱빼기 60엔, 간장조림달걀 100엔을 추가로 내야하지만 이 서비스권만 있으면 곱빼기분은 무료, 간장조림달걀은 50엔을 할인해준다. 또한 가끔가다 다른 회사와도 제휴를 실시하여 사진 왼쪽의 놀이공원 할인쿠폰 같은 이벤트를 실시할 때도 있으니 자신이 원래 그곳에 갈 예정이었다면 추가로 이득을 볼 수도 있다.  원래 낮은 가격인데다가 이러한 특징적인 이벤트까지 더해져 히다카야는 고객들의 높은 재방문률을 이끌어냈다.

2. 비용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확실한 입지조건을 선정한다는 관점으로 부터, 역 앞이나 사람의 통행량이 많은곳을 중심으로 점포를 확장해 접근성을 높였다.

일본에서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체인점을 자랑하는 대표 업체 두 군데를 꼽자면 맥도날드와 요시노야(吉野家)를 들 수 있다. 이들은 부동산 회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맥도날드는 패스트푸드점이 아닌 부동산 회사라고 보는 시각이 더 많다. 본사에서 부동산을 구입하여 각 가맹점에 세를 주는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맥도날드의 직영점 비율은 전 세계적으로 15%에 불과하며 나머지 85%는 모두 가맹점으로 운영이 되고 있다.)  새로운 점포를 출점함에 있어 입지선정에 매우 큰 공을 들인다. 따라서 이 두 업체가 이미 출점한 점포의 대부분은 수년간 그 위치에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히다카야는 일부러 맥도날드와 요시노야가 입점해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점포를 확장해왔다. 실제로 내가 있는 곳의 주변에 맥도날드나 요시노야가 있다면 아주 높은 확률로 그와 멀지 않은 곳에 히다카야가 들어와 있음을 깨닫는데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이와 비슷한 방식의 점포 확장을 고수하는 업체로 대표적 저가형 커피체인 이디야를 들 수 있다. 이디야 커피도 스타벅스가 이미 출점하고 있는 입지 위주로 점포를 확장해 나가 입지선정을 위해 따로 지출해야 할 비용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성장하는게 가능했다.

 

3. 질릴만 할때 쯤 기간한정 메뉴를 통해 새로운 변화를 준다.

히다카야는 일정 기간마다 기간한정 메뉴를 통해 새로운 고객층의 확보를 꽤한다. (기간한정 메뉴를 출시하고 사람들의 반응을 본 후 정식메뉴로 편입을 시키려는 시도도 어느정도 있는 것 같다.) 아래와 같은 새로운 메뉴들이 기간 한정으로 제공되고 특히나 기간한정 메뉴 매니아들에게 있어서는 이 기간 중의 히다카야 재방문 비율이 엄청나게 올라가기도 한다. (나도 그 중 한명이라는건 안비밀....)

#3 나의 추천메뉴 

위에서도 간단히 소개하였으나 개인적으로 히다카야에서 좋아하는 메뉴가 2가지 있다. 첫번째가 위에도 잠깐 등장하는 기간한정 메뉴인 야채곱창라멘이고 또 하나는 무려 350그램의 야채가 들어간 야채듬뿍라멘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야채곱창라멘의 엄청난 매니아여서 이 메뉴가 출시되는 기간중에는 주3회 정도 일부러 히다카야를 찾아 런치를 먹곤 한다. (근무하는 회사 근처에 히다카야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누가 한국사람 아니랄까봐 항상 매운맛을 갈구하는 나로써는 매운음식의 불모지인 일본에서 한국의 맛을 찾는게 쉽지는 않은데 이러한 나의 니즈를 김치찌개와 비슷한 맛으로 특히나 내가 좋아하는 곱창까지 넣어 라멘으로 만든 이 음식이 거의 100% 만족시켜 주기 때문에 일본에서 주변 지인들에게 추천할 정도로 즐겨먹는 메뉴 중 하나이다.  야채듬뿍라멘의 경우에도 사진에서처럼 많은 야채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가끔 섭취하는 음식의 영양 밸런스를 맞춘다는 생각으로 찾아먹곤 한다.

#4 마치며

얼마전 하다카야는 경쟁업체들의 연이은 등장, 경쟁업체들과의 비슷한 메뉴 제공으로 인한 차별화 부재, 실내흡연 허용, 현금 결제만 가능, 특히나 요즘은 코로나의 영향으로 경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배달 서비스 개시, 온라인 판매 추가, 캐쉬레스서비스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니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개인적으로 애용하고 있는 식당인 만큼 작금의 위기를 잘 극복하여 내가 일본에 있는 한은 쭉 야채곱창라면을 제공해줬으면 하는 소소한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