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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맛집 이야기

[도쿄맛집] 긴자(銀座) 미마사카(美作)

by 서울도쿄 2020. 8. 23.

얼마 전 방문했던 긴자의 레스토랑 미마사카(美作)에서 가격 대비 맛과 서비스에 꽤나 괜찮은 감동을 느꼈기에 오늘은 이 미마사카(美作) 에 대한 포스팅을 남겨보려 한다. 미마사카의 정식 이름은 고베규 할팽 미마사카(神戸牛割烹 美作)이다. 이게 한국어로 써놓으니 약간 발음이 위화감이 있기는 한데, 우선 할팽(割烹)이란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고기나 생선등을 잘라 삶는 방식으로 조리하는 조리법이란 뜻이다. 일본 중상급 레스토랑 중에서는 이렇듯 가게 이름에 할팽(割烹)가 들어간 요리를 자주 찾아볼 수 있는데, 쉽게 생각해서 보통 일반 서민들도 부담없이 갈 수 있는 이자카야(居酒屋)의 2~3배 정도의 상위 버젼 레스토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번에 방문했던 미마사카의 경우에는 특히나 일본 *3대 소고기 중 하나인 [*한국의 횡성 한우와 같은 느낌으로 일본에서는 고베규(神戸牛), 마츠자카규(松坂牛), 오우미규(近江牛)를 3대 고급 소고기라 평한다.] 고베규를 사용한 할팽 전문점이기 때문에 한층 더 고급감이 강화된 요정(料亭) 같은 인상을 받았다.

도쿄메트로 긴자역(銀座駅) B3번 출구로 나와 오른쪽으로 1분 정도 걷다보면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명품숍과 고급 레스토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긴자이니 만큼 미마사카의 경우에도 가게의 내외관에 크게 신경을 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대부분의 자리가 개별실의 형태이기 때문에 주변 회사들의 접대의 장소로도 많이 애용되고 있다고 한다. 한가지 특이했던 것은 보통 저녁 장사가 메인인 다른 고급 레스토랑과는 다르게 낮 시간에는 매우 합리적인 가격으로 런치 메뉴도 제공하고 있다는 점 이었다. 1,100엔 내외로 스키야키 정식이 나오는 듯 했는데, 긴자의 물가를 감안하면 정말 싼 가격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마사카(美作)의 실내외 인테리어

오늘 예약한 코스는 肉割烹お任せコース(1인 11,000円) 였는데, 모든 재료가 딱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고 예산에 맞추어 셰프가 그때 그때 준비된 최상의 재료로 하나 하나 음식을 준비해 준다고 한다.

테이블 기본세팅 또한 매우 깔끔하다

첫 음료 주문을 시작으로(음료의 경우 코스 가격에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 본격적인 코스가 시작되었다. 첫 요리(座付き)로 등장한 것은 '게살과 연어알을 곁들인 규스시(銘柄牛炙り寿司蟹いくら添え)' 였다. 평소에 연어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입맛임에도 불구하고 신선한 게살과 마블링이 적당한 고기가 함께 어우러지니 오히려 입 안에서 톡톡 튀는 맛이 혀안에서 스르르 녹아버린 고기와 함께 융화되어 완벽하게 조화된 맛을 보여주었다.  

일본어로는 座付き(자리에 앉아 맨 처음 나오는 요리)、銘柄牛炙り寿司蟹いくら添え

두번째 요리로는 전채요리(前菜)로 계절 전체 3종 모듬(季節の前菜3種盛り合わせ)이 귀여운 부채 모양의 접시에 올려져 나왔다. 원래부터 야채는 왠만한건 다 좋아하기에 올려져 있던 야채 모두가 순식간에 없어졌다. 모든 야채가 다 적절히 간이 되어있었는데 뭔가 먹으면서도 이게 원래 이런 맛이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미마사카 만의 특별한 조리법이 있는 듯 했다.

일본어로는 前菜(전채요리)、季節の前菜3種盛り合わせ

세번째로는 튀김(揚物)요리로 평소에도 내가 즐겨먹는 규카츠(山形牛一口勝烈)가 등장했다. 규스시처럼 마블링도 적적했고, 얇게 튀겨진 튀김옷에 아래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된장소스(味噌ソース)를 찍어 먹으면 뭐 이건 맛이 없으면 반칙이다.

일본어로는 揚物(튀김요리)、山形牛一口勝烈

메인 요리가 등장하기 전 입가심(口替わり)으로 등장한 4번째 요리는 특제 로스트비프(特製ローストビーフ) 였다. 보통의 얇게 썰어진 로스트 비프와는 다르게 한입 크기의 적당한 굵기로 커팅 되어 있어서 씹는 맛이 있었으며, 위에 올려진 통후추와 파도 씹는 도중 적절히 섞여들어와 로스트비프의 풍미를 돋궈주었다.

일본어로는 口替わり(입 가심)、 特製ローストビーフ

드디어 등장한 대망의 메인요리인 최고급A5랭크 고베규 샤브샤브!(最高級A5神戸牛しゃぶしゃぶ) 사진의 땟갈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이건 고기를 보는 순간 끝났다고 생각했다. 도저히 맛이 없을 수가 없는 비쥬얼! 샤브샤브 하면 빠질 수 없는 야채도 매우 싱싱했고, 드레싱을 2종류 준비해 준 점도 좋았다. 평소 샤브샤브를 좋아해서 중저가 샤브샤브집에 자주 가곤 하는데 샤브샤브용 고기는 그냥 물에 들어갔다 나오면 그게 그거 아닌가?라고 항상 생각해왔던 나였지만, 좋은 고기를 한번 먹어보니 내 생각이 아주 틀렸었음을 잘 깨달을 수 있었던 날이었다. 사람이 한번 좋은걸 맛보면 예전으로는 돌아가기 힘들다고 하는데 과연 내가 앞으로 일반 샤브샤브에 만족할 수 있을지....

일본어로는 メイン(메인)、最高級A5神戸牛しゃぶしゃぶ

다음으로는 식사용 생강장조림밥과 된장국, 쯔케모노(牛土釜飯、汁物、漬物)가 나왔다. 이 고기 맛 어디서 많이 먹어봤다 했더니 한국의 장조림과 매우 똑같은 맛이었다! 한국 장조림에도 생강이 들어가니 이는 마치 간장 국물만 없는 장조림의 내용물을 밥 위에 올려서 같이 찐 느낌이랄까. 생각보다 맛의 조화가 괜찮아 이미 배는 매우 불러있었지만 맛있게 식사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같이 따라왔던 된장국의 깊은 맛도 일품!

일본어로는 食事(식사)、牛土釜飯

코스요리에 디저트가 빠지면 섭하기 때문에 마지막 디저트 사진도 추가해서 올린다. 케잌과 과일을 적절하게 잘 섞어서 이쁜 데코레이션과 함께 제공된다.

긴자에 있는 가게들 중 대부분이 훌륭한 맛을 자랑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나 마음에 들었던 이 미마사카는 식사 후 다음에 또 재방문할 의사가 충분히 생겼을 정도로 충분히 추천할 만 한 가게이다. 여행으로 오셨거나 일본에 사시는 분들은 기회 되면 꼭 방문해 보시기를 추천한다.

【평점】 ★5점 만점

맛★★★★☆ 서비스★★★★ 청결도★★★★★ 가격★★ 재방문의사★★★★★